Post

나 혼자 Didcot [Alone in Didcot]

Click or touch to translate to English with Google translate (but, not perfectly!)

0001 출퇴근 연습. GWR 고속 열차를 타고 11분만에 Reading -> Didcot Parkway 도착. 너무 짧아서 감상도 없다. 버스는 지연이 됐는지 조금 기다렸다 탔는데 타는 사람들 대부분 Harwell Campus 로 출근하는 사람들인 것 같다 (실제로 대부분 그 주변에서 내렸다). 난생 처음으로 버스 2층으로 올라가봤는데 생각보다 천장이 낮았다. 완전히 서면 머리가 닿는 정도. Didcot 은 역 주변 외에는 거의 시골인 것 같다. 같은 모양의 집들이 계속 이어지고 왕복 2차선 도로가 기본이었다. 출퇴근 시간이라 차가 조금 막히는 것도 있었고, 기차에서 내린 후 Diamond Light Source 정거장에 내릴 때까지 50분은 걸린 것 같다. Harwell Campus 로 진입한 뒤로는 그저 연구소들밖에 없는 재미라고는 하나도 없는 곳이었다, 방사광가속기의 위용 하나 빼고는. 정말 그 외는 아무것도 볼 것도 없고 할 것도 없고 날씨는 흐리고 춥고. 게다가 당황스러웠던 건 데이터 통신이 먹통이었다는 것. 통신사의 문제인가, 아니면 그 장소 자체가 문제인가. 결국 돌아가는 버스를 타고 그 지역을 어느 정도 벗어난 뒤부터 다시 데이터 송수신이 되었다. 아니, 이러면 출근하면 아무것도 못한다는 얘기..? 와이파이는 있을까..? 흠. 아무튼 내려서 주변 구경도 하려고 했는데, 구경할 게 아무것도 없어서 금방 돌아왔다.

0001 0001 0001 0001

        돌아오는 버스는 굉장히 빨랐다. 막히는 게 없어서 그런지 속도도 꽤 빠른 느낌이었어. 돌아오는 버스에는 승객이 거의 없어서 1층에 앉았는데, 2층이 훨씬 흔들림이 크게 느껴지는 것 같다 (당연한 얘기긴 하지만 역체감이 컸달까). Didcot Parkway 에 도착 후 근처 쇼핑 센터로 걸어갔다. 10분 정도. 아직은 인도를 걷는 것도, 그리고 도로를 건너는 것도 너무 어색하다. 그냥 다 놓고 막 다녀야 하는 걸까. 아무튼 쇼핑 센터는 꽤 크고 좋았다. 한국의 시골도 역 주변만 뭔가 좀 있듯이 여기도 역 주변에 유일한 소비 영역을 만들어놓은 것 같았다. 10시가 안 되어 도착한 탓에 식당을 가기가 어려워서 우선 스타벅스로 갔다. 어플로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데… 여기는 나오면 어떻게 불러주는 걸까? 그런데 결국 덩그러니 홀로 남아 있는 내 커피를 가져왔다. 불러줬는지 어쨌는지도 잘 모르겠다. 그리고 주문할 때 먹고 간다고 (Eat-in) 선택을 했는데 왜 일회용컵에 담아줬을까. 머그가 부족했던 탓일까. 그래서 코파일럿 (Copilot) 한테 영국은 카페에서 일회용컵을 써도 되는지 물어봤다. 된단다. 근데 0.05 £ 를 추가로 부과한다는 듯? 아, 몰라. 그리고 신기한 건 스타벅스에서도 잔을 테이블에 그냥 두고 간다는 것이다..! 흠터레스팅. 물론 소심한 나는 일회용컵을 들고 나왔다. 그런데 이 놈의 나라는 쓰레기통이 어디에도 없어! 심지어 화장실에도 없어. 그래서 일회용컵을 들고 마트도 한 번 구경하고, 그 쇼핑 센터 일대를 걸었다. 그런데 또 비가 조금씩 오고, 배가 고프고, 스타벅스 안에서 주변 식당을 알아보긴 했는데… 다 거기서 거기라 버거킹을 갔다. I 들의 구세주 키오스크. 어쨌든 고메 어쩌고 치킨 버거 신상품을 골랐는데 세트가 10 £ 정도. 물론 맛은 있긴 했는데 (그래도 그냥 와퍼 먹을 걸) 너무 비싼 거 아니냐고. 이게 17,000원이라니. 밖에서 사먹는 건 최대한 지양해야겠다고 다짐했다. 오늘 GWR 왕복 12.4 £, 버스 왕복 4 £, 커피 약 4 £, 햄버거 약 10 £, 총 약 31 £ 정도 = 50,000원. 일단 필수였던 대중교통만 16.4 £ = 27,700 원. 장난하냐고. 그냥 1 £를 우리 돈 1,000 원이라고 생각해볼까도 했다. 그러면 커피가 4 천원, 햄버거 세트 만 원이라는 거니까 뭔가 거부감이 덜해지잖아? 근데 그럼 내 월급이 260 만원 정도가 되니까 이런 젠장 (물론 아직 안 받아봐서 정확한 건 아니다, 더 적어질 수도). 돌아오는 기차도 취소 + 지연 콤보로 30분을 기다렸다가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. 날씨라도 좀 쨍 했으면 조금 더 즐거웠을 것 같은데. 올해는 유난히 봄이 더 기다려진다.

This post is licensed under CC BY 4.0 by the author.

Trending Tags